2011. 12. 30. 20:17ㆍ팀.티파니::(팀포스팅)
Musical <FAME> Review by Teamtiffany
꽤나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던 2011년 12월 21일, 우리 모두 한 공간에 모여 한 사람을 기다렸습니다.
로비는 혼잡했고, 멀티비전에서는 계속 쇼케이스때의 모습이 흘러나왔습니다.
수많은 화환과 축하의 꽃다발이 가득한 속에 종이 울렸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시계를 보니 8시 1분. 카르멘 타임으로 들어갈 시간이네요(웃음)
뉴욕의 거리를 밝히는 조명과 시끌벅적한 소리, 화려한 간판들.
그리고 고등학교 수업시간의 활력.
기대하셨던 뮤지컬 <FAME>의 막이 오릅니다.
주의!
이미 관람하신 소원은 다시 한번 그 때의 환희!를 느낄 수 있겠지만,
아직 관람 전의 소원은 스포주의! (엄청남!)
카르묭 리뷰!!!! ^_<
‘내가 할 수 있는 것들과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펼치면서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내 목표다. 난 언제나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 싱글즈 9월호에 실린 인터뷰 中
팀티파니는 청담동에 거주하시는 황미역씨를 '아티스트' 티파니라고 자주 불러주곤 합니다.
아티스트란 즉 예술 작품을 창작하거나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하여 대중들과 소통을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을 뜻하죠.
소녀시대가 큰 주목을 받으며 데뷔를 하고, 성공의 길을 걸으며 우리는 아티스트 티파니를 수차례 만나왔었습니다. 노래를 하던 춤을 추던 우리 티파니께선 상상 이상의 결과물을, '아티스틱'한 무언가를 항상 보여줘 왔었으니까요. 한 예로 100411김정은의 초콜릿 무대기획을 담당 했었던 게 저 개인적으로는 정말 감명 깊었었습니다.
추운 겨울날이였던 12월 21일 우리 앞에서 공연한 그 분도 ‘아티스트’라고 칭하기에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바쁜 스케쥴을 소화하고 있었던 것인데도 불구하고 첫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티파니 누나께 박수를 보냅니다. 노래실력도 너무 많이 늘었고 연기력도 수준급이였죠. 위에 있는 인터뷰에서 각오한 것처럼 ‘언제나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는가 봐요. ^^
전체적인 리뷰
아직 학생인 저는 이번에 보러 간 ‘페임’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 뮤지컬이였습니다. 그러므로 이도 저도 아닌 리뷰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아 있네요. 하지만 저와 같이 문화생활에 문외한이신 분이 읽으신 다면 많은 공감이 될 수도 있겠죠.
전체적으로 봤을 때 뮤지컬을 처음 본 저는 ‘이거 전개가 뜬금 없는데’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뮤지컬만의 장점이라고 하더군요. 영화나 드라마같이 이야기가 전개됨에 있서 재미를 찾는 게 아닌 각 장면마다 유니크한 연출이 있고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색다른 재미가 있더라고요.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나 IN L.A. FAME 등 에서는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카타르시스를 느꼈습니다. 아, 이래서 뮤지컬을 보는거구나 싶더군요.
사실 티파니누나를 보러간 게 제 주 목적이긴 했지만 뮤지컬 자체도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워낙에 유명한 뮤지컬이긴 하지만 ‘꿈’이라는 소재를 담은 내용도 저는 좋았고요, 제각각 화려한 노래 댄스 퍼포먼스를 바로 눈 앞에서 보니까 전율이 일어나더라고요. 무대세트도 멋있었고, 조명은 연기를 하는 배우들을 한층 돋보이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티켓값이 비싼 게 연말이라 그런 줄로만 알았는데 확실히 뮤지컬의 퀄리티도 높다 라는게 느껴졌습니다. 돈이 아깝지가 않아요.
파니누나의 연기력/노래실력은 처음치고는 팬심 조금 더해서 가히 완벽했습니다. 이렇게 잘 소화해낼 줄은 몰랐어요. 초반에는 조금 긴장을 하는게 아닌가 했는데 공연이 무르익으면서 점점 더 잘 해나갔습니다. 특히 저는 노래를 정말 잘 한다고 느꼈습니다. 성량이 워낙 풍부한 편이다 보니 무대 장악력은 다른 배우들 못지 않더군요. 앞으로 공연을 거듭해 나가면 더욱더 발전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전체리뷰는 여기서 마치고 지금부터는 제 기억에 많이 남았던 점들을 나열해보겠습니다.
티파니 = 카르멘 디아즈 (평행이론?!)
뮤 지컬을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티파니와 카르멘 디아즈는 닮은 점이 정말 많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확실한 목표를 갖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무척 흡사합니다. 도도한 이미지도 조금 비슷하고 솔직하고 당당한 성격이 특히 정말 판박이죠. 그래서인지 처음부터 그렇게 많이 어색하지는 않았습니다. 발레씬을 할 때나 멸치랑 무용 수업을 할 때의 이미지 메이킹이 완벽하게 이루어졌죠. 오히려 팬들이 보기에는 익숙한 캐릭터였습니다.
하 지만 카르멘의 꿈은 순탄하게 이루어지지가 않습니다. 나쁜 브로커의 손에 한마디로 사기를 당하고 말죠. 이런 부분이 파니누나는 힘들었을 거라고 짐작해봅니다. '자수성가'를 해낸 파니누나와 다르게 카르멘은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 하거든요.
이 렇게 다른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공연 내내 제가 본 카르멘 디아즈라는 캐릭터는 티파니라는 사람과 많이 비슷하기는 합니다. 특히 두번째 키스를 하기 바로 전에 사물함 앞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눌때 나오는 당당함과 자기자신을 믿는 확고한 믿음은 소녀시대의 티파니를 연상케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FAME! Remember my name!
공 연이 시작되고 유명한 예술학교로부터 합격 통지서를 받은 많은 학생들이 기뻐하는 씬으로 페임은 출발합니다. 초반부터 이 뮤지컬의 테마는 확실히 잡히게됩니다. '꿈'을 향해 질주하는 학생들이 격는 고난과 그로서부터 얻는 경험을 그리는거지요. 처음에 단체로 군무를 펼치게 되는데 소녀시대에서 한게 있어서인지 쉽게 해내는 파니누나를 보았습니다. 뭐 이정도 쯤이야.
그러고나서 얼마안되서 언제 나오나 기다리던 'FAME' 송이 나옵니다. 워낙에 유명한 노래이고 개인적으로 너무 보고싶었던 씬이기에 멜로디만 듣는데에도 전율이 돌더라고요.
'I'm gonna live forever
I'm gonna learn how to fly
I feel it coming together
people will see me and cry
I'm gonna make it to heaven
light up the sky like a flame
I'm gonna live forever
baby remember my name'
가 사도 뭔가 의미심장하고요 말이죠. 이걸 라이브로 듣었는데 안 좋았을 수가 있을까요. 특히 파니누나가 영어발음이 좋아서인지 성량이 풍부해서인지 깊은 보이스로 노래해서인지 아무튼 리드를 잘 해준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꿈을 위해 미친듯이 노력하겠다 이거죠. 목표를 갖고 그것을 위해 무작정 달리고 보는 카르묭 디아즈의 순수한 열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키...키... 키쓰신
뮤 지컬이 중반부로 다가가면서 여러가지의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는 카르멘 디아즈를 우리는 보게됩니다. 학교레슨에는 매력을 못 느끼고, 스타는 어서 빨리 되고 싶고, 또 도도한 카르멘 디아즈도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게 됩니다. '그 분'이 나타나면서 저는 흥분을 하기 시작합니다. 제 머릿속은 오로지 '키스키스키스키스키스' '비즈니스야 괜찮어 비즈니스야 괜찮어' 이런식으로 말도 안되는 생각만으로 가득했죠. 첫번째 키스는 그냥 무난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럼요 저는 소리만 질렀을 뿐이죠.
그 런데 매번 '친구사이'라고 하면서 '그 분'과 카르멘은 자꾸 친해지게 됩니다. 그러다 누나굿의 멘탈붕괴가 시전될 사물함씬이 시작됩니다. 이때쯤 의상이 빨간드레스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그 의상 좋은 의상입니다. 너무너무 예쁜 반짝반짝 눈이 부신 학생같지도 않은 여인이 무대에 올라오시거든요. 하여튼 한 2초동안 나름 '키스다운 키스'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네요. 알흠다운(?) 장면이였습니다. 웃긴건 저도 저지만 옆에서 '악!!' 소리지르시던 여자분 때문에 한참 웃었네요. 크크.
IN L.A.
제가 기억하는 바로는 사물함씬 이후로 한참동안 나오지를 않습니다. 약간 지루해질락 말락 합니다. 하지만 잠이 확깨는 씬이 남아있죠. 바로 검은드레스를 입고 나와서 부르는 IN L.A.입니다.
'L.A.에서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지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지고 또 죽어갔지
화려했던 도시 속은 생각과는 다르지
꿈꾸게 하더니만 다시 꿈을 깨게 해준 걸'
대 도시에 가서 성공을 할 줄만 알았던 카르멘은 절망을 맛보고 돌아옵니다. 어린소녀의 아픔과 고통이 고스란히 보여지는 슬픈 노래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페임 뮤지컬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 때문에 마지막에 불려지는 '꿈꾸던 내일'이 더 의미 깊게 들려지는거겠죠.
티 파니누나는 이 역할을 정말 잘 소화해냅니다. 특유의 슬픈 음색과 부드러운 바이브레이션이 메세지를 전달하는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마지막에 나오는 가성 부분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없던 감정도 폭팔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IN L.A.~
꿈을 찾아.....'
최고에요 아티스트.
커튼콜
결론
아직 많은 공연이 남아있습니다. 시간이 안 맞아서 첫공연을 못 본 팊소원이 있다면 무조건 봐야됩니다. 두번 봐야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외국에 나가있어서 한국에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데 첫 공연이라도 볼 수 있어서 영광이였습니다. 너무 좋았어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네요.
ps. 뮤지컬특집으로 나온 라디오스타에서 태연누나가 노래를 부르고 나니 윤종신아찌께서 칭찬을 하신게 기억이 납니다. '아 이래서 태연태연 하는구나...' 그걸 들은 티파니누나가 한말씀 하시죠 '티파니도 합니다...' 이제 당당히 말할 수 있어요.
아 이래서 티파니 티파니 하는구나 ;)
있었어요..
모든 소원이 두근두근, 도키도키한 마음을 가지고 기다려온 날이었는데요...
스펀지황님의 '내 맘대로 팀포스팅'반, 제가 쓰고 싶은 마음 반을 합쳐서 잘은 못쓰는 글이지만,
제가 본 '페임'에 대해 써 보려고 해요...
뮤지컬의 내용은 다른 분들이 많이 써 주실테니까 전 그냥 두서없이 생각나는대로 써 보려구요^^;
1. 12월 21일
태연이 이후니까 약 1년 6개월 만이던가요?
우리 파니의 뮤지컬 캐스팅 소식을 듣고 얼마나 설레고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지냈는지 몰라요~^^
그렇게 기다리던 파니의 첫 공연..
2011년 12월 21일...
8월 1일, 11월 15일이 그렇듯 12월 21일도 그렇게 소중한 날로 제게 기억이 될 것 같아요...
2. 올림픽공원
우연이었을까요? 소녀시대의 첫 단독 콘서트, 앵콜 콘서트 및 올해 아시아 투어 서울 콘서트까지
모두 올림픽 공원에서 이루어졌어요...
거기다가 파니의 첫 뮤지컬 공연까지...
무언가를 보기 위해 회사에서 혹은 집에서 거의 3시간을 이동해야 하는 멀고도 먼 공연장이었던
그 곳이 이제는 작은 우연(?)이겠지만, 그곳 올림픽공원은 그렇게 저에게 특별한 장소가 되어버렸
네요~^^
3. MUSICAL
솔직히 사알~짝 조바심도 났어요..부럽기도 했구요..
제시카의 '금발이 너무해', 태연의 '태양의 노래'
파니가 그런 무대를 얼마나 꿈꾸고 있는 걸 알기에,
'내 자식도 하기만 하면 못지않게 잘 할 수 있는데..'하는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같은 마음이 있
었어요..
그런 마음이 있어서 그런지 이번 파니의 뮤지컬 공연은 괜시리 소원풀이(?)를 한 것 처럼 한없이
기쁘고 행복해요..
9번의 남은 공연..
열심히 하라는 말이 없어도 누구보다 열심히 할 것을 알기에 그런 말은 안하려고 해요..
대신 그렇게 바라던 무대에서 연기하고 노래하는 동안, 세상 누구보다 행복해 했으면 좋겠어요..
출처 : 소시지닷넷 소시시님
'팀티'의 탄생일이 11월 15일인 것은 우리 파니가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은 날이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파니의 노래목록에 IN L.A라는 곡을 본 순간 완전히 파니를 위한 노래구나 했어요.
(노래가사를 말하는게 아니고 L.A가 가진 상징성(?)을 말하는거에요.. ^^)
아는 사람 하나없는 곳에 홀로 꿈을 쫒아 온다는 것이 얼마나 두렵고 힘든일일까요?
카르멘은 결국 많은 것을 잃고 힘든 시간을 겪고 돌아오지만,
우리 파니는 지금 세상 누구보다도 밝게 빛나고 있네요..
그 성공의 이면에는 '무조건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된다!'라는 녀석의 신조가 한 몫 했겠죠?
5. BRING ON TOMORROW
쇼케이스 때는 파니도 같이 불렀던 노래인데, 정작 무대에서는 빠져서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슐로모와 같이 부른 부분이 있었으니까 뭐..^^
이 노래를 듣다 보면 항상 준비하고 노력하는 녀석이 저절로 떠올라서 아빠미소 작렬...
쇼케이스에서 함께 부르던 파니의 몸짓, 표정까지 머릿속에 오버랩되면 완전히 게임셋이네요...
파니가 꿈꾸는 내일은 어떤 모습일지 모르지만, 한가지 801% 확실한 것은 한단계 한단계
차근차근 준비하며, 꿈을 이룰 것이라는 거에요..
그 모습을 옆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도 행복하네요..^^
우리 같이 응원해요~~
6. 카르멘 - 플라멩코
주니어 페스티발 준비를 하면서 입은 댄스의상이었는데요.
음...너무 잘 어울렸다고 밖에는 표현을 못하겠어요..
처음 보는 스타일의 의상이었는데도, 파니에게 완전히 FIT된 느낌?
극중 이름까지 같아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스페인의 플라멩코를 추는 '카르멘'이 생각나더라구요...
모든 일에 열심인 파니와 정열의 플라멩코를 추는 카르멘..
비슷하지 않나요?
흐름상 실수를 연발해야했고, 갈등을 겪어야 해서 끝까지 추진 못했지만,
언젠가 그런 춤을 멋지게 추는 파니가 보고 싶어졌어요..
제가 머리가 나빠서 그런가봐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더 첨부를 하던가, 다시 쓰던가 해야겠어요..
보고 온지 1주일밖에 안됐는데도, 잘 생각이 안나네요..에효...
한가지 확실한 것은
파니 이녀석은 무대 위에서 정말 빛이나요..
흔히하는 말로 '후광'같은게 아니라 정말로 눈이 부실정도로 밝음을 느낄 수 있어요..
생기가 넘쳐난다고 해야하나?
그런 파니를 응원하고 좋아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행복해요..
두근거리고 설레고 긴장되던 12월 21일 공연 당일 새벽,
저보다 801만배 더 긴장하고 있을 꼬맹이 녀석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뮤지컬 배우 티파니를 기다리고 기대해온 제 마음을 담은 이 편지로 글을 시작하려 합니다.
너무 열심히해서 스스로를 "괴로피는" 티파니에게 쓰는 편지
FAME 캐스팅 소식으로 뜨거웠던 8월을 지나, 딱 숨만 쉴 수 있을 만큼 정신없이 쏜살같이 컴백을 치러내고, "Remember my name!!"을 외치며 뜨거운 박수를 받은 쇼케이스를 거쳐, 미정씨의 역습을 이겨낸 전쟁같은 티켓팅을 끝내니, 2011년 12월 21일이 오긴 오는구나.
우리 꼬맹이 녀석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잠 못들고 연습연습연습 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대기실에서도, 외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도, 언제 어디서든 약간의 여유만 허락되더라도 연습하려고 노력했을 너인데 생각만큼 많은 시간을 연습할 수 없었을터라 많이 속상했지?
네가 만족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할 순 없었겠지만 (그래서 네가 너무나도 속상하고 조바심났겠지만) 그 동안의 연습을 믿어라. 연습으로 흘린 땀과 눈물이 너를 배반하지 않는다는 건 이미 니가 잘 알고 있으니까, 뮤지컬 무대를 꿈꾸며 준비해온 지난 시간들을 생각하며 네 자신을 믿고 자신감을 가져. 니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니가 최선을 다해 준비했을테니까 우리는 걱정 따위는 하지 않을거다.
파니야, 쇼케이스 때 니가 느꼈던 살아있는 무대의 벅찬 감동과 환희를 떠올려 보렴. 그 때 보여준 너의 가창력과 자신감은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고 기쁘게 했다! 네가 갖고 있는 기본기와 실력에 연습으로 쌓은 준비가 보태진다면, 2011년의 끝자락에 또 하나의 새로운 뮤지컬 스타가 탄생했음을 온 세상이 알게 될거야. 소원으로부터는 물론이고, 뮤지컬 팬들로부터, 일반 대중으로부터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막이 오르고 카르멘 디아즈가 우리 앞에 나타나면, 우리는 심장이 터질듯이 네가 자랑스러울거야. 새로운 너의 모습, 살아있는 너의 연기와 노래, 춤과 무대, 우리 꼬맹이 티파니가 눈부신 모습으로 무대를 날아다니는 걸 보며, 네가 흘렸을 땀과 눈물이 성장시켜준 너를 우리가 그대로 느끼게 될거야. 티파니의 모든 재능과 열정이 폭발하는 그 순간을 우리 모두가 함께 축하하는 모습을 그려보면 벌써부터 감격에 벅차다.
파니야, 우리는 자신 있다.
우리는 티파니가 "자신 있다."
이런 우리의 기대가 네 녀석에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그 부담마저도 넘어서는 모습을 니가 보여줄 거라고 믿는다. 우리는 티파니가 너무나도 기대돼. 이런 마음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카르멘 티파니를 기다리고 있다.
파니야, 네가 믿는 만큼 성장하게 될거야. You can, if you think you can.
너의 성취와 성공, 기쁨과 행복을 위해서 함께 기도할게. 우린 널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 우리가 늘 네 가까이 있지는 못하지만,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너도 우리의 사랑과 지지를 보고 느끼고 힘을 낼 수 있기를 바래.
파니야, 파니팅! 잘 될거야. 잘 할거야. ^^
티파니를 노래하라-
무대 위 반짝이는 너로 인해 관객이 느끼는 감동과 환희가 온전히 네 것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Then your light will break forth like the dawn, and your healing will quickly appear; then your righteousness will go before you, and the glory of the LORD will be your rear guard. Then you will call, and the LORD will answer; you will cry for help, and he will say: Here am I.
- Isaiah 58:8~9
네 빛이 새벽 같이 비칠 것이며 네 치유가 급속할 것이며 네 공의가 네 앞에 행하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뒤에 호위하리니 네가 부를 때에는 나 여호와가 응답하겠고 네가 부르짖을 때에는 내가 여기 있다 하리라
- 이사야 58:8~9
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 Job 23:10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
- 욥기 23:10
뮤지컬 배우 티파니를 만나러 가는 날, 공연장으로 가는 길이 얼마나 설레고 떨리던지.
우리금융아트홀의 커다란 FAME 홍보구조물을 바라보며 하아.. 숨을 고르고 긴장을 풀어보았더랬습니다.
공연장의 입구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팀티파니의
공연 시작 전 무대는 화려한 거리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저 가림막만 보고 있어도 어찌나 긴장되던지!
라이브로 반주를 연주하는 밴드의 조금씩 맞춰보는 사운드가 점점 줄어들고 내부 조명이 까맣게 사라지면서 티파니의 뮤지컬 FAME은 시작됩니다!
(주의! 스포 작살 :: 의도는 장면 장면 속의 녀석을 리뷰하고 싶어서입니다.)
[#M_[클릭] 자 떠나볼까요?! // 파니도 읽어보구요~ ㅎㅎ|접기|
세계적인 P.A 공연예술학교에서 열정을 불태우고 싶어하는 많은 학생들이 간절히 기도하며 등장하는 가운데, 우리 파니 녀석은 우측 구조물의 중간 위치에서 핀라이트를 받으며 연기를 시작합니다. (높은 곳에 서 있는 것에 공포감을 느끼는 파니인데, 녀석은 꾸욱 참고 연기에 집중했겠지요?)
"나 합격할 수 있길, 나 기도해"
많은 배우들 사이에서 티파니의 목소리가 들려오던 그 때! 짜릿한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풍부한 울림을 갖고 있는 우리 파니 목소리가 깨끗하게 맑게 어두운 공간을 퍼져나가는 그 순간이 참 감격이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몸이 앞으로 당겨지더군요. ^^
마침내! 합격을 이뤄낸 유쾌한 학생들이 "Hard work!"을 외치며 다 함께 군무를 추는데요. 저는 시작부터 이 장면이 압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녀석이 스트레이트로 쫙쫙 펴진 긴 머리칼을 쉴새 없이 '엘라스틴'하며 춤을 추고 노래하는데, 찰랑찰랑거리는 파니의 머리칼이 헤드뱅잉하듯이 촤라라라~ 제 정신도 몽롱하게 촤라라라~ (저는 이 장면을 '엄청난 엘라스틴' 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웃음) 리듬과 박자에 맞추어 머리를 흔들며 넘치는 열정과 에너지가 발산되는 순간이었어요. 그리고 묘하게 남다른(?) 잭슨황의 댄스박자 때문에 저는 킥킥하며 웃기도 했습니다.
강렬한 빨간색의 라이더재킷과 빨간색 스키니진이 아름다운 바디라인을 한껏! +_+ 드러내주면서 동시에 10cm는 족히 넘어 보이는 놀라운 하이힐을 신고 등장한 티파니 녀석은, "이 정도 힐은 아무것도 아닙미영~" 하듯이 소시 무대로 인해 단련된 힐 스킬을 보이며 자유롭게 무대를 활보하며 춤추고 연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카르멘 디아즈에게 관객들이 공식적으로 환호할 수 있는 출첵 타이밍에~ 카르묭은 경쾌하게 대답을 했고, 관객들은 환호로써 카르묭을 환영했습니다. 카르멘 디아즈~ 그 이름이 불리던 순간 들렸던 그 환호성이 파니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 같아요.
수업과 휴식 시간 동안, 카르멘에게 미친듯이 치근덕대는 조의 주접을 도도하게 뿌리치던 카르묭의 모습이 얼마나 멋졌는지!
전철이 연착되어 지각한 카르묭이 발레복을 입고 등장한 장면.. 이 장면을 보는 내내 저는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았어요. 여러분 키스신에 멘탈붕괴할 때가 아니지 않습미영? 파니를 사뿐히 들어올려 어깨에 앉히고 샤랄라...
지루한 수업 커리큘럼에 환멸을 느끼는 타이런과 카르멘이 발레복을 입고서 몰래 덩실덩실 막춤을 추던 모습은, 그 순간만큼은 티파니도 카르멘도 없었네요 ㅋㅋㅋ 그냥 "동네미영이"가 동네오빠랑 씐나게 노는 모습ㅋㅋㅋ 따봉을 날리며 "쨩!"하고 외처던 파니의 목소리에서도 그런 장난기가 그대로 드러난 것 같아, 풉-하고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 모든 관객들이 큭큭하며 웃었던 재미난 순간이었어요. 발레복을 입고서 다 함께 타이런이 만든 멋진 힙합댄스를 추는 모습도 새로웠습니다.
어서 빨리 성공하고 싶어하는 카르멘의 야망이 드러나는 "There she goes"와 "FAME"이 폭풍성량을 가진 티파니의 목소리로 울려퍼질 때, 제 심장이 쿵쿵대면서 같이 그 흥분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 들었어요. 쭉쭉 뻗어나가는 파니의 고음이 어찌나 짜릿!한지 관객들도 함께 박수 치며 그 순간을 같이 호흡했죠. 무대 위의 티파니는 그 흥분 속에서 높이 높이 마음껏 날아다녔습니다.
슐로모 혼자서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연주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호기심 많은 카르멘은 멀리서 지켜보며 "꿈꾸던 내일"을 흥얼거립니다. 그 허밍도 어찌나 감미로운지 저도 모르게 헤..벌쭉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능?! (지금 다시 생각해도 광대가 폭발합미영 오또케ㅠㅠㅠㅠ) 벽에 기대어 도도하게 서 있던 모습의 카르멘과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슐로모였지만,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며 다가오는 카르멘을 거부할 순 없었습니다. 묘하게 끌리는 자석처럼 둘은 조화롭게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부분은 이렇게 고쳐볼까' 하며 신나고 상기된 얼굴으로 집중해있는 녀석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창 작사 공부를 통해 (구체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조금씩 작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는 "가수 티파니"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티스트 티파니의 모습이 드러난 그 장면 만큼은 카르멘이 티파니고, 티파니가 카르멘이었던 것 같아요.
근데 그래요 그래요.. 뭔가 이상하다 했어요.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어.. 아무렇지 않게 도도하게 시크하게 "다음주에 또 와도 되냐"며... 친구 슐로모에게 쩜프하듯이 뽀뽀를 촉!하고 날리는 발랄한 카르묭.. 그래 카르멘은 슐로모가 좋았으니까. 친구니까. 쿨하게 뽀뽀도 촉~하고 날려주고 그럴 수 있지.
도발적이면서도 강렬한 붉은색 드레스(라고 해도 되는 옷은 아닌 것 같지만ㅠㅠㅠㅠㅠㅠ)를 입고 카르멘(장미영 묭장미)이 나타났을 때, 또 제 영혼은 ESC를 누르기 시작했죠! 어쩜 이래 파니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화려하고 도발적인 모습으로 박수를 착착치며 당당히 연기하던 '짜증묭'이었습니다. ㅎㅎ 주니어페스티벌을 준비하는 연습에서 학생들과 마찰을 드러내며 카르멘은 '이제 이런 따분한 것 따위는 안녕'이라는 듯 학교를 박차고 나가버립니다. '그들이 날 원해, 그리고 난 뭐든지 할 수 있다구!' 자신의 진정한 꿈을 찾아 LA로 가겠다던 카르멘의 뒷모습에선 '주저함'이라고는 없었죠. 그리고 그 주저함 없는 카르묭은 친구와의 2번째 키스신을 '예술적'으로 마무리합니다. 전문적(?)인 각도(^_^)나 녀석의 애틋한 표정 모두 다 마음에 들었어요. (뭐든지 잘하는 우리 파니! 그러니 당연히 키스도 잘하는 우리 파니! 장하다!
열정 가득하고 자신감 넘치는 카르멘의 컬러는 RED
꿈을 찾아 떠났지만, 이젠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볼 자신 마저도 없어져 버린 카르멘은 BLACK
흑발의 단발 카르묭이 촛점 잃은 듯한 표정으로 등장하자마자, 순식간에 맨인블랙같은 시커먼 놈들에게 납치당하고 맙니다. 그 짧은 찰나의 순간으로 '꿈이 버려져 가는' 칠흑같이 변한 카르멘의 인생을 보여주었네요. (정말 안타깝게 줄거리의 생략이 과해지는.)
슐로모 밴드를 멀리서 애틋하게 훔쳐보다가 들킬까봐 구조물안으로 숨어들은 뒤, 벽에 기대어 그들의 대화를 엿들을 때.. 카르묭의 왼손 움직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안타까운 애틋함과 회한의 감정 같은 것이 천천히 움직이는 손끝에서도 나타나는 듯 했습니다. 파니는 손으로도 연기하려 노력하는 황배우였어요.
In LA - 카르멘 디아즈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지고 또 죽어갔지
화려했던 도시 속은 생각과는 다르지
그들은 알고 있어 in LA
어쩌면 이뤄질 지도 몰라
in LA 그 꿈을 찾아
혼자인 사람들은 시간이 가기만 기다리지
따분한 시간들은 술에 취하게 만들었지
어느 순간 내가 지금 어딨는지 몰랐어
그들을 위해서 옷을 벗어야만 했어
언제나 같은 날을 다시 반복했지
떠나온 가족 생각에 하루가 가고
침대에 쓰러져 비처럼 눈물 흘렸지
영원히 끝이 없어보여 나의 꿈들이
버려져가고 말았어 이렇게 쉽게
거울을 보지마 내 모습이 어떤지
그들은 알고 있어 in LA
어떻게 사는건지 날 위해
내가 원했던 꿈은 꿈일 뿐
나 이제 떠나려는 이유
in LA
in LA
in LA
그 꿈을 찾아-
"There she goes"와 "FAME"을 부르던 자신감 꽉 찬 카르멘은 온대간데 없이, 어떤 실낱같은 희망마저도 사라져버린 절망 가득한 눈빛으로 카르멘이 부르는 "in LA"가 애절하고도 처절하게 울려퍼지던 고요한 순간, 저는 가슴에 통증 같은 걸 느꼈습니다. 티파니 특유의 슬프고 아련한 애절함이 담긴 음색과 정말 잘 어울리는 곡이었어요. 털썩_하고 주저앉는 것 같은 카르멘의 노래가 점점 더 절정을 향해 치달을 때 1막 솔로곡과 확연이 다른 감정 처리와 목소리의 컬러로 인해 전율.. 같은 게 느껴졌습니다. 초점을 잃은 것 처럼 흔들리는 눈빛이나, 좌절의 그늘에 완연히 압도되어 버린 얼굴빛으로 연기하던 파니의 모습이 아직도.. 아른거립니다.
자신을 원하는 LA에 가면, 하고 싶었던 것, 할 수 있는 그 모든 것이 다 이뤄질 거라 생각했을 카르멘의 꿈은.. 버려지고 짓밟힌 채 무너져버렸습니다. "침대에 쓰러져 비처럼 눈물을 흘리"며 후회해봐도 이제 다시 돌아갈 수 없을 거라는 좌절에 빠진 카르멘. 다시 만난 슐로모와 "꿈꾸던 내일"을 함께하고 싶었지만.. 카르멘의 선택은.. 너무나도 안타깝게도 이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이제 떠나"가는 것이었고, 이게 카르멘의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in LA"가 끝나던 순간, 터져나온 환호와 박수. 고요히 숨죽여 바라보던 관객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는데, 우리 파니 정말 짜릿했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벅차더라구요. 저도 카르멘에게 마음 속으로 벅찬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그 곳에 있었던 모든 관객들 역시 할 수 있는 최고의 박수를 카르멘에게 보내주고 싶었을 거에요.
뮤지컬 신인의 긴장감과 떨림, 어색하고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사실, 팊소원으로서 저는 첫공연에 대해 '객관적'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801% '주관적'으로 감상하고, 무한히 칭찬해주고 박수쳐줄 생각이었거든요. 와우.. 그런데, 저는 보는 내내 티파니가, 우리 카르묭이 '감탄' 그 자체였습니다. 충분하지 못했을 연습 시간에도 불구하고 진짜 너무 잘하는 거에요. 너무너무너무 잘해요. 첫 공연하는 사람같지 않았습니다. 이젠 앞으로 점점 더 잘할텐데 오또케!
쇼케이스때도 우리의 기대를 넘어설 만큼 잘했는데, 첫공에서의 카르멘은 쇼케이스의 카르멘을 다시 뛰어넘은 모습이었습니다. 고음의 처리가 더 부드러워졌고, 대사도 좀 더 안정적이고 자연스러워진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긴장감 때문에 대사를 살짝 틀린 곳이 두어 곳 있었는데, 금방 그 순간을 대처하는 순발력이 빛을 발했지요. 프로페셔널 티파니가 멋지게 반짝였습니다.
제가 가장 놀란 건, 폭풍성량은 말할 것도 없고 눈에 띄게 더 좋아진 가창력이었습니다. 티파니는 워낙 기본적으로 성량이 크고 호흡이 길고 충분하기 때문에 뮤지컬에 적합한 보컬입니다. 게다가 감성이 풍부하고 섬세하기 때문에, 그 장점이 가창력을 폭발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풍부한 성량과 긴 호흡을 통해 하나의 호흡안에서도 많은 멜로디와 바이브레이션을 표현할 수가 있었는데, 그것만으로도 미묘한 감정의 차이를 느낄 수가 있게 한 것 같습니다. 몇군데서 음이 미묘하게 흔들리는게 느껴졌었는데, 그러는 와중에도 결국엔 그 음을 다시 제자리로 가져와 정상 궤도로 되돌려 놓는 역량을 갖춘 모습이, 그 점이 너무 감격적이었습니다.
"in LA"에서의 바이브레이션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뮤지컬 음악은 노래도 마치 이야기하듯이 그 플로우와 톤이 가요와 다른데, 무대에서 노래하던 소녀시대의 티파니와는 또 다르게 부드럽고 달콤하게 떨리는 바이브레이션이 hot하고 동시에 sexy하기까지 했습니다.
가창의 변화와 성장과 더불어 섬세하게 감정을 표현하고자 노력한 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눈빛과 표정, 몸짓과 손끝으로도 무언가 의미와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 모습이었거든요. 아직 서툰 것도 분명히 있지만 많은 관객들이 파니 너무 잘한다고, 첫공같지 않게 잘한다잘한다하니까 들뜨고 기분이 더 좋았습니다. 내 새끼 어디 나가서 칭찬받아 오면 광대폭발하는 그런 아빠미소가 활짝!
다녀온 소원들이 이슈성으로 키스신의 멘탈붕괴를 많이들 언급했지만, 사실.. 저는 오히려 파니가 자연스럽게 적극적으로 잘해서 더 멋있었습니다. (각도가 아주 전문적이고 이~~~~~뻐!) 우리 꼬맹이는 뭐든지 열심히 하니까, 당연히 키스도 열심히(!) 할 거라고 예상했지요. 하지만 레알 열심히(!) 할 줄은..; 우리 파니 이미 고등어 두마리 적립했는데 앞으로 열여덟 마리나 더 적립할 걸 생각하니 아주 신나네요(?) 무튼, 저는 녀석의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닌 듯한' 그런 솜씨 사랑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열정 가득했던 그래서 그 넘치던 열정을 주체할 수 없었던.. 그랬던 카르멘의 비극적인 결말이 제대로 다 드러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카르멘이 여주인공급임에도 불구하고 그 갈등의 고조와 절정, 해소에 이르기 까지가 너무나 생략되었던 것도요. 카르멘이 LA에 가서 부푼 꿈이 실현되려던 찰나와 몰락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드러났어야 했습니다. 카르멘의 죽음을 달랑 대사 하나로 처리하는 건 솔직히 어이없기까지 했습니다. 학생들의 예술을 향한 열정이나 열기를 다 나타내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건지, 전반적으로 이야기의 구조가 엉성하고 튼튼하지 못했던 것이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그 고요하고 커다랗던 공간 안에 오로지 티파니의 목소리만이 울려퍼지는 그 감동, 파니의 뮤지컬 가창과 연기가 어떠했는 지를 글이나 사진, 영상으로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뮤지컬 관람이 어려우신 분들이 있겠지만.. 꼭 한번은 직접 가서 티파니를, 카르멘을 보고 들어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파니가 정말 잘합니다. 우리 티파니 원래도 잘(Soul)했지만 이번 뮤지컬을 통해서 더 잘(Skill)하고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티파니 뮤지컬대상 신인상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
- 출처 : First-님 직캠
커튼콜의 마지막에 쪼르르 달려나온 우리 카르묭 티파니의 얼굴에선, 첫공연에 대한 긴장감과 부담이 무장해제된 순간의 환한 웃음과 짜릿한 흥분, 환희, 그리고 벅찬 감격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맑게 빛나는 아이의 얼굴에서 어느 정도의 만족감이 느껴지자, 저 역시 안도감에 더 큰 환호성과 박수를 보낼 수 있었어요. ^^
파니야,
닮은 듯 했지만, 갈수록 너와는 달랐던 카르멘을 연기하느라 힘들었지?
그 감정을 온 맘으로 받아들여 온 몸으로 표현하는 게 얼마나 어려웠을까..
하지만..
언제나처럼 우리의 기대와 예상을 뛰어넘어
살아서 팔딱이는 "카르멘 티파니"를 보여줘서 고맙다.
성공적인 첫공을 축하하며,
앞으로 더 발전하는 티파니를 우리는 또 기대한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우리는 니가 자신있다!
*
카르멘의 빨간 자켓을 보면서, 올해초 불타는 입술로 등장했던 어느 시상식 레드카펫이 문득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유난히도 붉은색이 떠오르던 한해였다. 아무나 쉽게 적응할 수 없었던 붉은 입술, 우습게 말해서 '쥐잡아먹은' 입술로 등장한 아이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의외로 "어울린다" 라고 했다. 신기했다. 그리고 대형 행사의 진행자로 나왔을 때 입었던 붉은 드레스. The Boys 뮤직비디오에서 끼고 나왔던 라이더 장갑. oops! 무대에서 입은 미니 드레스. 진한 붉은색이었고, 아무나 소화할 수 없다는 불타는 빨강색이었다. 소프트한 분홍색 바이크를 끌고나와 샐샐거리며 웃던 데뷔초의 티파니는, 4년이 지나가면서 점점 자신만의 색이 덧입혀져서 이제는, 수없이 덧입혀진 붉은색이 되어진 채로, 그 무대에 서있었다.
붉은색. 라틴계. 십대. 젊음. 자신감. 꿈의 시작.
첫 시작은 여름의 캐스팅 발표회였다. 그리고 오래 지나 덜컥, 소녀시대의 컴백일이 되었다. 소녀시대 활동을 끝나면 여유롭게 공연을 하겠지 라고 막연히 생각했건만 일정이 미뤄지면서 뜬금없이 캐스팅도 뒤로 밀리고, 그와중에 해외는 왜 그렇게도 자주 가던지.. 하루하루 말라가는 파니를 보면서 왜 하필이면 태연이도 시카도 파니마저도, 어째서 항상 뜨거운 감자같은 상태로 공연을 해야하나, 란 원망도 들었었다. 눈코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겨우 이루어진 쇼케이스. 그리고 곧 발표된 티켓오픈일. 그간 캐스팅보드에서 미정으로 떴다가 하나만 떴다가 9회 추가가 되었다가... 여러번 스케줄의 난동으로 팬들도 지쳐있었고, 당장 공연을 해야하는 파니도 시간을 낼 수 없어 쩔쩔 매는,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이루어진 단 한 회의 공연(다음 캐스팅일은 내년이 되고). 날이 너무 추웠지만, 파니의 첫 공연은 빈 공간이 한두 좌석만 드문드문 보일 정도로 성황이었다.
빨간색 자켓과 딱 달라붙는 미니스커트, 자유분방한 성격의 라틴계 여학생 카르멘. 캘리포니아의 햇빛을 받고 자란 들쭉날쭉한 성격의 한국계 여학생이라면 너무나도 잘 표현할 수 있겠다 싶었더니, 역시나 공연내내 이리뛰고 저리뛰고 화를 내고 투덜대고 설레임에 두근거리고 자신의 처지에 고통스러워하고 예뻐서 눈이 부시면서도 지독하게 아련한 그런 모습의 카르멘. 그녀가 무대에 나타났다.
파니는 발음에 신경쓰려다보니 지나치게 또박또박 말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사실 처음 데뷔때 대본에 의한 파니의 계산된 행동들은 지금 저게 다 연기를 하고있구나... 라고 눈에 보일 정도였다. 아이가 처음에 연기를 해보겠다고 시도했던 몇개의 프로그램에서 사실은, '파니야 너는 노래를 정말 열심히 해. 앞으론 가수하자. 두번하자. 꼭하자. 가수하자. 다른거 말고 그냥 가수하자.' 라고만 생각해왔었기에, 사실은 처음 뮤지컬 소식을 들었을 땐 약간의 위기감;도 없잖아 있어서 그랬는지, 공연이 시작할 무렵 왠지 모르게 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 실수하면 어쩌나 어색하면 어쩌나 괜한 불안함이 스며서 그랬는지 몰라도 아무튼 첫 시작을 알리는 막이 오를땐 그랬다.
파니가 은혁과 함께 투톱인것처럼 보이는 포스터였지만, 사실은 여러명의 학생들 중 하나일 뿐이었다. 페임은 금발이나 태양의노래 처럼 여주인공 원탑 시스템이 아니었던터라, 생각보다는 분량이나 노래 퀘스트가 적었다. 합창을 제외하고 인상적인 노래는 in LA와 FAME, 그리고 슐로모와 함께 부르는 짧은 대목. 그정도 뿐이다. 분량이 생각보다 적은 것에 많은 팬들이 적잖이 당황해했다. 페임은 크게 세커플이 등장하고, 그들이 맺어지고 학교생활을 하는 사이사이에 배치된 나머지 인물들이 극을 이끌어가는 분위기라서, 카르멘이 잠깐 등장하고 사라지면, 다음 장면까지 괜한 배역앓이를 좀 했다. 게다가 카르멘은 자신의 야심과 욕망에 불타있어 다른 학생들과 농담따먹기나 재미있는 대사를 치는 캐릭터도 아니었다. 활기차고 추진력도 높지만, 그리고 자신을 믿고, 앞을 보고 나가지만,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성큼성큼 앞으로 가버리기만 하는, 그런 학생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 어디로 튈지 모르는 10대의 감수성이 가득한 학생 같았다.
인터미션 시간에 10대의 파니는 어땠을까. 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 생활을 아주아주 잠깐이나마 했었던 파니. 16살의 나이에 자신의 재능만을 믿고, 오디션 제안에 덜컥 한국행 비행기를 탔던 티파니. LA에서 날아온 오디션 소식을 듣고 학교에 미련을 버리고 덜컥 LA로 날아갔던 카르멘. 두 소녀는 너무나도 닮아있었고, 똑같이 자신감에 넘친 자신의 첫 발자국을 조심스레 믿고있었다. 파니는 자신이 카르멘과 닮았으면서도 다르다고 말했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열정어린 모습은 닮았지만,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과 그 안의 갈등부분은 달랐다는 얘기일거다. 눈부신 별이 되기 위해 길고 긴 연습을 하고, 공부를 하고, 리듬을 몸에 익혔던 지난날들. 좋은 기획사에 소속되어 짜임새 있게 밑받침을 하고, 대중들앞에 짠!하고 나타났던 티파니가 있었는가 하면, 유명 캐스팅 기획자가 자신을 선택해 준 것만을 믿고 모든걸 내려두고 떠났던 카르멘의 고난과 갈등이 그 무대위에서 움직여지고, 노래를 불렀다.
극은 크게 학생인 카르멘과 거리의 여자 카르멘으로 나뉘는데, 학교에서의 카르멘은 눈부실만큼 빛날뿐더러, 따라다니는 남학생도 있고 단짝 친구도 있고, 발레수업을 할 때는 유선형의 옆라인이 헉! 하고 눈을 아득하게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우아한 발레 수업 도중에 파트너인 타이런을 따라 강사 몰래 '잭슨황'춤을 추기도 하고 발레 안무는 너무 지루하다며 툴툴대기도 한다. 오디션을 보면 당연히 붙을거라며 자신만만하는 자신에게 선생님이 꾸중을 하자, 날 왜 과소평가 하냐고 입을 삐죽대기도 하는, 영락없는 10대 소녀의 모습을 여실없이 드러내기 바쁘게 진행된다.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추는 티파니는 많이 봤어도, 발레를 하는 티파니는 너무 오랫만이어서(예전에 하이파이브 발레편에서 잠깐 본적이 있었기에 그렇게 낯설은 모습까지는 아니었지만) 그 말끔한 모습이 눈에 쏙 들어왔다. 타이런의 어깨에 훅~ 하고 올라가는 모습하며, 타이런에게 허리를 맞긴채 한바퀴를 도는 장면, 타이런과 눈을 맞추는 장면.........(아아아아아아아아얼아ㅗㅁ나런아륜어류어)
자유분방하고 새침한 학교의 인기녀는, 집안대대로 클래식음악을 해오던 음악가의 아들이 쓰고 있던 음악에 관심을 보이고, 스스럼없이 다가가 인사를 한다. 멜로디만 있던 수줍은 소년의 음에 소녀가 슬쩍 만들어보았던 운율의 가사가 얹혀지고, 두가지의 요소는 나긋나긋하고 말랑말랑한 곡이 되어 두 사람의 주위를 맴돈다. 마침 <그여자 작사 그남자 작곡>이라는 영화가 생각나기도 하고. 학교에서 배운 딱딱한 음악이 아니어도 사람사이의 관계는 이어질 수 있고 얼마든지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말이 아닌 음악이기 때문에. 그리고 마침, 내가 본 캐스팅은 슐로모에 바이올리니스트 KoN씨, 그리고 카르멘은 가수인 티파니였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음악으로 교감되는 모습을 봤을 때, 그래서 그런지 그 순간 만큼은 유난히 배역에 집중이 잘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사실은 최근 작사를 은근히 시작한 파니라서 그런지 묘하게 더 와닿는 것 같기도 했다. 자신이 작사한 것에 맞춰 음을 흥얼흥얼 거리던 카르멘의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던 그 장면.
사실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 그리고 시작한 후에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것이 카르멘과 슐로모가 눈 맞은 후에 나누는 세번의 키스신이었다. 태연이나 시카가 약간의 훼이크(?)로 잘 '처리'했었기 때문에 팬들은 파니가 슐로모 배우에게 5cm이하로 다가가는 것을 하늘이 갈라지는 것만큼이나 두려워했고, 에이 설마~ 라며 다들 첫 공연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봤었다. 심지어 더블 캐스팅이었던 신의정 카르멘은 셋 다 '충실히' 해냈다는 것이 알려지자, 급기야 슐로모를 막아야 한다;ㅁ; 라는 말도 여러군데에서 나올 정도로(웃음). 그리고 대망의 카르묭 차례가 되자, 카르멘은 용기있게 자신이 다가가 대시를 하고, 좀더 가까워진 후로는 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다.
첫번째와 두번째 키스신이 나올 때 관객석에서 여기저기서 외마디 비명소리와 으윽! 하는 탄식이 터져나와서, 진지해야하는 애정씬임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쿡쿡 웃음이 나왔던 것을 고백하겠다. 나 마저도 윽! 하고 숨을 짧게 들이켰었으니까. 다행인지(?) 세번째의 그것은 포옹씬으로 대처했다는 소식이 들려와서 이상한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하지만 왠지 티파니라면 어떤 행동이든, 기꺼이 하겠다고 자신이 먼저 나섰을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무대 위에는 연예인이나 아이돌로서 올라가 있는 것이 아니라, 슐로모에게 마음을 여는 소녀 카르멘.이 있는거니까. 카르멘과 슐로모의 수줍은 '인사'가 끝나자 오히려 적극적인 카르멘보다 더 소극적인 슐로모가 좀 못마땅해서 아쉬웠다. 여(자인)친(구)이 떠나간다는데 잡지도 않고 너는 가라 나는 내 길 가련다 이러고 있고 말이지(웃음)
그러고보면 티파니도 매번 소녀소녀 하지만 벌써 스물셋이다. 미국으로 치면 이미 결혼을 하는 청년들도 있을만큼 다 자란 나이이고, 남자친구 한둘 있어도 이상하지않을 나이이고, 운전면허는 무조건 따야 하고, 술도 어느정도 마실 줄 알고, 남친과의 키스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을, 그런 나이지만. 직업이 아이돌 가수란 이유로, 이름이 소녀라는 이유만으로, 사는 것 모든 것이 제약을 받고 하다못해 무대 위에서 굿바이키스를 나누는 것까지도 많은 이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소녀는 이미 숙녀가 되어있었고, 러브신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원숙함이 묻어나는 모습을 보니 우리가 그동안 너무 아이를 우리들만의 시각 속에 묶어놓았구나, 싶었다. 오히려 아이의 선택에 만족스러웠다고도 생각한다. 무대위에서만큼은 '나는 배우다' 라고 생각하고 그에 따라 행동했던거니까. '나는 지금 연기를 하고 있는 아이돌가수다'가 아닌.
오디션에 못나가고 학교행사에나 참석해야하는 자신을 비관하며 무성의하게 춤을 추는 카르멘. 배역의 이름이 카르멘이라 그런지 몰라도, 이때의 카르멘 만큼은 이름 그대로 정열의 붉은 드레스를 입고나와 무희의 춤을 춘다. 화려한 춤을 추는 매혹적인 모습에 한번 취하고, 미처 생각치못한 망사스타킹에 또 한번 취하고. 수많은 무대 위에서 가수로 보냈던 지난날들이 떠올라서 그런진 몰라도 확실히,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정열의 댄스를 추던 파니가 그 순간 가장 아름다워보였다. 관객들의 마음 안에서도 점점 붉은 빛의 카르멘이 물들어가고 있었다.
자신감있게 성량을 뽐내던 메인테마 FAME도 좋았지만, 사실은 무턱대고 나섰던 자신의 생각이 현실과 큰 차이가 있었음을 알고 그제서야 주위의 충고를 듣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며 부르는 in LA가 때마침 귀에 들어왔다. 정열적이고 도전적이었던 젊고 싱싱한 카르멘만 보다가 갑자기 어둠속에서 나타난 검은 단발의 다크묭의 등장. 피로와 현실의 삶에 찌든 그녀의 얼굴은 어두웠고, 하얗게 내놓은 다리는 위태로워 보였고, 계단을 휘청휘청 올라가며 구슬프게 부르던 멜로디는, 더이상 슐로모와 사랑스럽게 나누던 음악이 아니었다. 거리에 나앉은 여자, 누군가에게 쫒기며 거칠어진 여자. 계단에서 가늘게 비추던 하늘은 그녀의 머리 위에 있지않았다.
검은 머리의 카르멘도 붉은 입술을 가지고 있었다. 정열을 상징하면서도 한편으론 홍등가 불빛도 상징하는 색. 환한 빛이 자신을 비추는 무대를 꿈꾸던 카르멘의 젊고 싱싱한 붉은 입술과 돈을 원하고 자신의 몸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싸구려 무대에 올라야하는 카르멘의 빨간 입술. 카르멘은 환상적인 위너인 동시에, 가련한 루저였다.
자신의 꿈이 허무한 공기였다는 것을 털어놓는 LA의 카르멘과, 그 소녀를 연기하는 티파니의 모습. 공교롭게도 파니의 고향이 LA라서 그런지, 파니가 가끔 인터뷰에서 말하던, '헐리웃에 가서 배우가 되고싶다' 라던게 생각나서 몸이 작게 움찔거렸다. 카르멘이 외쳤던 것처럼 사람들이 자신을 보며 싸인을 요청하고 사진을 찍고 아우성을 치는 바로 그 배우가 되어있는 티파니였기에, 티파니가 카르멘을 연기하는 동안, 자신이 연습하고 힘들어도 이를 악물고 참아왔던 시간들을 떠올리며 그 어떤 배역보다도 더 자신과 카르멘이 닮아있음을 느꼈을 것이다.
학교를 나가 현실에 무턱대고 맞섰던 카르멘은 비극의 결말을 맞이한다. 앞으로 나아가는 법만 알았지, 문제에 대처하는 노하우를 알 수 없었던 '어린 소녀'. 똑같이 문제아였지만 학교로 다시 돌아와 다른 학생들과 어울리며 행복한 결말을 맞았던 타이런과 달리, 공교롭게도 자신감에 차있었던 시절의, 매우 진취적이고 희망에 이끌려 앞으로 나아가자는 내용의 가사를 썼던 카르멘은 엔딩씬까지 결국 무대로 돌아오지 못했다. 무대위에서는 카르멘이 선사해준 곡을 슐로모와 남은 학생들이 허공에 선창하며 막을 내린다.
원래의 원작은 카르멘이 마약에 손을 대 중독자가 되고, 비루하게 살다가 지하철에 치어 생을 마감한다고도 했다. 지금의 뮤지컬에서는 작품 배경이 미국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통용되지 못할 이야기들도 많았던 것 같다. 결국 마지막 주인공이 죽는 스토리를 '통으로 들어내고' 단순히 "카르멘은 죽었다"라는 문장 한마디로 끝내버린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 내용이 중간에 뚝 끊기고, 쇼케이스에서 봤던 마지막 엔딩 합창땐 나오겠지, 슐로모가 회상하는 씬에선 나오겠지 내심 기대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나오지 않아 좀 당황했다. 여주인공이라며! 죽었다고는 해도, 엔딩신에서는 다같이 해야하는게 진리아닌가? 라는 생각으로 머리끝까지 투덜대며 뮤지컬 관람을 마무리지었던 것 같다.
커튼콜에서 모두의 박수를 받았던 아이. 택시 위에 올라가 모두를 진두지휘하며 다시한번 FAME을 부르는 파니, 그리고 마지막은 한쪽 팔을 높이 치켜든채로 마무리.
파니는 처음이라 좀 긴장을 했는지 약간의 실수도 보였다. 하지만 그정도는 파니가 노래를 부르던 모습에 가려져 더이상 생각이 나지도 않았다. 노래부분에서는 크게 무리없이 잘 진행되었고, 걱정했던 성량부분도 고성에 깔끔하게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 안심을 했다. 첫 공연때에는 수영이 부모님과 태연이와 써니가 와서 관람을 했고, 커튼콜에 등장한 파니는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다는 듯 헝클어진 앞머리도 그대로 둔 채 상기된 얼굴로 환하게 웃었다. 종일 긴장감을 면치못했던 약간은 굳었던 얼굴도 그제서야 볼이 빨개져서는 양옆 배우들에게 예의 그 <특제 눈웃음>을 날리는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사실 스토리는 크게 굴곡이 없고 좀 평범한 이야기이긴하다. 마치 EBS에서 방송되는 청소년 성장드라마같은 느낌? 게다가 미국 고교 내용이라 마약과 원나잇, 인신매매 등등의 자극적인 장면은 자제된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중간중간 얘기의 텀이 좀 있어서 보는내내 학생들의 창작욕구나 예술성에 충만한 모습을 보고있다기보단, 10대의 사랑과 고민과 갈등에 더 치중하는 것 같아보인다. 발레를 오래 해온 여학생은 연애를 못해봐서 아쉬워하고, 연기에 골똘한 남학생은 고전에 집착하다보니 사랑이 다가와도 모른다. 메이블은 초연에서는 흑인소녀였는데, 그래서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조금 줄은 점도 약간 아쉬웠다. 예쁘지 않고 살이 쪄서 고민하는 발레소녀는 성격배우로 전환하면 되겠다! 결론내린다. 카르멘과 타이런 말고도 다른 배우들의 이야기는 즐겁고도 고민가득한 10대의 모습 그대로를 가지고 있다. 예술고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한국의 고교생이 생각하는 치열한 수험생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다분히 '머리를 식히고 가볍게 보기 좋은 이야기' 일 수도 있고 어쩌면 현실과 좀 먼 이야기일 수도 있다.
나는 사실 2004년에 이 공연을 본 적이 있었다. 당시에 아는 언니가 그 공연에 나왔기에 겸사겸사 보러간 것이었는데, 그때의 카르멘은 소냐였다. 똑같이 가수이고 파니처럼 성량이 크고 진한 목소리의 배우였다. 너무 오래전이라 다 기억나진 않지만, 파니의 카르멘이 작고 얌전한 소녀라면, 소냐의 카르멘은 힘이 넘치고 강하고 당당한 소녀였다. 그래서 파니가 카르멘역을 맡았다고 했을 때, 정말 잘할 수 있을까 계속해서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비교되면 어쩌나 괜한 걱정도 들어서 사실은 공연 시작할 때부터 조마조마하고 있던 상태였다.
하지만 처음에 어떤 마음을 먹었든, 첫 공연을 보고나니 생각보다 너무나도 잘했고, 많이 틀리지도 큰 실수도 없었고, 노래는 귀에 잘 들어왔고, 많은 여자배우들과 함께 있어도 단연코 빛이 났다. 그리고 확실히, 성량이 쩌렁쩌렁한 파니에게 뮤지컬은 어쩌면 장점이기도 했다. 언젠가 생일파티에서, 요즘 파니가 연기 연습을 너무 열심히 하고 있다며, "아저씨 나한테 기대면 안돼요?"라는 대사를 연습하는데 너무 리얼해서 진짜 아저씨랑 통화하는 줄 알았다며 너스레를 떨던 효연이의 말도 생각이 났다. 내가 '누구의 연기'를 하고있다 라고 생각하기보단,내가 이 상황이면 이렇게 말하겠지? 라고 스스로 감정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터득했다 싶기도 했고. 파니의 노력, 그리고 아이의 발전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놀라웠다. 쇼케이스에서 아이를 보고 놀라워했던 어느 기자처럼, 일반인이 보면 "에이~아이돌 연기가 거기서 거기지" 라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는 점이지만, 오히려 팬이라서 아이가 이만큼 해내는게 눈에 너무나도 잘 보였다. 그래서 더 추천하고 싶었다.
아직 겨우 첫 공연이라 앞으로 다섯번째 여덟번째 공연쯤 되면 얼마나 더 노련해질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페임>을 만난 것이 파니에게는 가수의 길을 쉴새없이 달려오면서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음악에 대한 진지한 고찰, 그리고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또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필이면 가장 힘든 시기에 뮤지컬이 시작된 것이나, 처음의 의도와 달리 캐스팅 일정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 반년을 기다려온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그것은 단지 언젠가 박해미씨가 말씀하셨던 것처럼 "차근차근 잘 준비되어있고 시간을 여유롭게 주어진다면, 아이돌이라도 할 수 있"는 모습을 파니가 보여주었으면 했기에 왠지 더 아쉬운, 그런 마음이었다.
집에 와서 커튼콜때의 FAME을 다시 돌려 듣고, in LA를 다시 들었다.
들을 때마다 귓가에 아련하게 카르멘의 목소리가 묻어났다.
어딘가에서 꼭, 꿈을 이루고 있을 카르멘과,
어딘가에서 오늘도, 꿈을 이루고 있는 티파니의 목소리가.
ps. 카르멘때문인지, 최근 인터뷰에서 남미에도 공연가보고 싶다는 카르묭느님(웃음)
우리는 한명 한명의 정직한 관객이자 소원으로서
티파니의 꿈으로 가는 길을 한없이 응원합니다.
다음주에는, 그리고 그 다음 공연에서는
조금씩 더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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