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26. 08:01ㆍ팀.티파니::(팊사전)/절대적이고상대적인잡담
for a chat XD
There are only two ways to live your life. One is as though nothing is a miracle. The other is as though everything is. - Albert Einstein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오직 두가지 방법밖에 없다. 하나는 아무것도 기적이 아닌 것처럼,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인 것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거야
가파른 이 길을 좀 봐
미국 첫 활동곡인 #OVER MY SKIN이 공개된지 한달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새 소속사와 새로운 인터뷰와 새로운 방식의 프로모션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팬미팅 소식도 들려오고, 공식홈 오픈과 뮤직비디오 소식 등, 어수선하지만 양껏 설레이는 한달이었던 것 같네요. 지난 연말 이후로 사실은 아직 준비되지 않은 발에 갑자기 새 등산화를 우겨신은듯, 어딘지 모르게 약간 어정쩡한 느낌으로 연말과 새해초를 보내고, 어쩌다보니 벌써 7월 중순이네요. 반년동안 파니와 우리는 어떻게 지내고 있었던걸까요.
요즘 파니의 한걸음 한걸음을 지켜보고있자니, 문득 어떤 곡이 떠올랐습니다. 오............오.오오...........빠를 사랑해......아니고요.........오.....오.....................오버마이스킨.....아니고요.....ㅋㅋㅋㅋㅋㅋ왜 이래요 아마추어 처럼........ㅋㅋㅋㅋㅋㅋㅋ 네. "오르막길"이라는 이름의, <월간 윤종신> 2012년 6월호에 실려있는 아주 잔잔한 노래입니다. 노래는 정인씨가 불렀죠. 가사의 주요 내용은 '산을 오른다'라는 것입니다. 산을 오르는 동안 힘들고 어려운 길이 계속 이어지더라도, 땀을 흘리고 거친 산길을 오르더라도, 산을 오르면 분명 산꼭대기가 있으니까, 정상은 반드시 있으니까, 그리고 어디에서 오르든, 처음의 시작이 비록 같지 않았다고 해도 정상은 넓지않으니까, 마지막은 같을거라고, 거기서 만나면 되는거라고 희망과 용기를 주며 끝맺음을 하죠. 희망송. 그렇습니다. 우리에겐, 희망과 용기와 노력과 꿈과, 멀리 나아갈 길이 필요한 시기, 바로 지금입니다. 우리도 이 노래처럼, 산을 오르고 있으니까요. 바로 지금 여기에서 말이죠.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
이 노래에서 가장 먼저 뽑아낼 수 있는 단어는, 그래요 바로 "오른다" 입니다. 산이든 언덕이든, 그 어떤 길이든 내려가는 길 이전에 "오르는 길"이 있죠. 지금보다 더 높이, 지금보다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곳까지 그리고 어딘가로 내려가기 전까지는, 끊임없이 나아가야 하는 매개체입니다.
파니에게 지금의 '오른다'라는건 단지 걷는다는 의미 뿐 아니라, "스스로 나아간다"가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최근 인터뷰를 보면 분명, 자신의 중심을 잡고 그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언제나 본인의 의지가 늘 확고했던 아이이기도 했지만, 이번엔 더더욱 파니의 굳건함이 눈에 띕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중간 지점에 설 수밖에 없었던 파니의 지난 길들을 돌아봅니다.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것을 이상형으로 생각하면서도, 내면엔 결국 자신과 같은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죠. 이번 컴백에 시초를 열어주었던 인터뷰를 주의깊게 돌아봅니다. 오랫동안 "많고 많은 기준" 속에서 살아왔던 아이입니다. 어쩌면 사람들이 먼저 특정한 길로 등떠밀었던 것은아닐까, 도 가끔은 생각해봅니다. 백인 사회 속의 아시아계로서, 한인 사회 속의 외국에서 온 이로서, 일반인들 속에서 연예인으로서, 가수들 속의 걸그룹으로서, 남자들 사이에 여자로서, 배우들 사이의 가수 출신으로서...로서...로서...수많은 '로서'들 사이에서.
하지만, 소녀시대로서도 늘 자랑스러웠고, 소원들도 늘 고마웠고, 아기자기한걸 좋아하고 예쁜것을 얻고자 하는 소녀와 여자로서도, 후배들에게도 기억될만한 선배가 되고싶다고 파니는 항상 말해왔습니다. 선택을 후회한 순간이 없었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선택을 믿고 어떻게 나갈까를 먼저 생각해왔던 지난날들이었던 것 같아요.
오늘도 내일도 걷고 또 걷습니다. 자신이 이 길을 잘 걷는다면, 내가 찾았던 힘든 점은 이렇게 피해가라고, 혹시 지름길이 있다면 그 입구가 여기라고, 끊임없이 메모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그 상황을 인지시키고, 그리고 또 끝없이 올라갑니다. 선입견에 대해서, 오해와 편견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으니까 오히려 간섭하거나 충고를 주는 이들보다 더 먼저 더 쉽고 더 빠르게,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은게 아닐까요. 자신을 이끌어주었던 사람들, 선배가수들이 파니의 '길'이고 앞산 봉우리였듯, 후배들에게 파니는 어떤 언덕으로 기억될까요. 핑크색 꽃이 만발한 완만하고 보송뽀송한 오름길....(....).
성공한 걸그룹, 노래 잘하는 사람, 자기 표현력이 뛰어나고 관리에 철저한 사람. 외국어에 능숙하고 상황대처가 빠르고 자신을 믿는 사람. 후배를 잘 챙기면서 후배가 따르는 사람. 상냥하지만 칼날이 있는 사람. 남이 만든 잣대가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온 기준. 그것에 파니에겐 그늘이고 후배에게도 시원한 보호막이 되어주는 힘이 아닐까요.
파니에게 걸림돌은, 'ㅇㅇ', 'ㅁㅁ' 라는 수식어가 아니라 "넌 못할거야" 라는 말들일 것 같아요. 자신을 철저하게 분석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을 때 드러내는걸 좋아하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사람을 만나고 싶을 때, 옷을 만들거나 기획력을 실행으로 옮기고 싶어하는 추진력이 파니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인데, 수많은 수식어들보다도, '길을 막는 것들'이 파니에겐 가장 독이고, 가장 늪이고, 가장 큰 어둠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선을 다하면 후회는 하지 않는다는 파니의 신조 다들 기억하시죠. 가지 않은 길을 안가봐서 몰라, 라고 지레 겁먹는건 아시다시피 절대로 파니 스타일이 아니죠. 올랐으니까 다음 길이 보이는 것이고, 앞으로 갔으니까 이 길이 맞는지 아닌지가 눈에 보이는거에요. 파니의 지난 길들은 모두 그렇게 수많은 상처와, 수많은 땀으로 한걸음 한걸음 만들어져왔습니다. 오솔길이든 보도블럭이든 혹은, 해안 드라이브 길이든간에. 그 길 위에 발을 들여놓았기에, 그 곳이 길이라는걸, 알았던거겠지요.
ㅇㅇ계, ㅇㅇ출신, ㅇㅇ배우 가 중요한게 아니라, "너는 ㅁㅁ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파니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이정표가 아닐까요.
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어느 순간에선가 우리는, 그리고 나는 이 길에 뛰어들었습니다. 각자의 시작점이 달라도 누구에게나 정상은 같았죠. 그리고 그 정상으로 가는 길도 하나였던 것 같아요. 티파니라는 사람, 그리고 파니에게 손을 내밀어 주고 옆에서 시원한 물을 전달해 줄 우리. 입구에서 잘다녀오라고 그저 손만 흔들어도 되었을지 모르고, 중간에 약수터로 빠졌어도 될지 모릅니다. 정상까지 가지 않아도, 언제든 뒤돌아 내려올 수 있는 수많가지 길이 우리의 앞과 뒤에 분명 놓여있었습니다. 여태까지는 탄탄대로였더라도, 갑자기 비탈길이 될 수도 있고 한 사람만 간신히 지나가는 바위길로 돌변할지 모르는 길입니다.
소식 없던 아이를 무작정 기다리고, 공백기가 길어지고, 현실에 힘들어도 문득 파니는 잘 있나 LA지역 시간과 온도를 괜스레 들여다보기도 하고, 뉴스에서 LA 지명만 나와도 깜짝깜짝 놀래하던 나를, 이 산을 걸어올라가면서 문득 느껴봅니다. 11년은 참 길었지만 생각해보면 딱히 길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아니, 그냥 '흐르는 시간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랄까. 데뷔 1~2년차 이후로는 사실 숫자를 세지 않게 되어버려서 그런지 시간에 대해서 딱히 생각하지 못했는데, 어쩐지 올해는 그동안을 쭉, 돌아보게 만드네요.
우리의 흩어진 시간들, 모아진 시간들을 쥐고 있던 내 손. 아이의 아득한 저 손 끝에 있는 것은 나였을까요. 11년동안,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일 줄, 알았지만 모른체 해왔던건 아닐까....가끔은 우리조차도 헉헉대며 땀을 흘리고, 주저앉을 때도 있었습니다. 가파르고 멀고 멀어서 돌아가고 싶은 날들도 있었겠죠. 고된 길을 선택했지만, 그런 길의 와중에서도 소녀들을 생각하면서 올랐던 날들이 우리가 지나쳐온 시간의 길 속에 고스란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고등학생 시절엔 뭔가 어설퍼보이고 위태로워보였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분명 굳고 마른 땅 위에 균형있게 잘 서있습니다. 오히려 내가 저 길을 제대로 따라갈 수 있을까를 걱정하게 만드는, 그런 단단한 길 위에.
한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마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 곳은 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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